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야경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야경

2022.06.28 현대건설 분량3분

산유국도 탄소중립! 사우디에 불어온 친환경 에너지의 바람

사우디아라비아의 탈 탄소 선언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알아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야경

물보다 기름이 더 싸다는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탈(脫) 석유 시대에 대비해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수소전기차·전기차의 시장 성장 가능성과 재생에너지 인프라 사업에도 덩달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 불어온 새로운 바람을 만나봅니다.

친환경차 블루칩으로 떠오르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전경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에서는 2030년까지 수도 리야드(Riyadh) 내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사우디는 2016년부터 국가 중장기 전략인 ‘사우디 비전 2030’을 선포하고, 석유의존도 감축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왕세자이자 부총리인 모하메드 빈 살만의 야심찬 전략은 사우디의 경제 발전과 이산화탄소 감축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와 함께 친환경차 시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사우디에서 친환경차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지만 앞으론 상황이 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 리야드(Riyadh) 내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할 거라는 발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일렉시티 FCEV의 전측면부

현대자동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소전기차 ‘넥쏘’ 2대, 수소버스 ‘일렉시티 FCEV’ 2대를 수출했습니다

리야드의 인구는 700만 명 정도인데, 도시가 확장·개발되는 2030년에는 인구수가 두 배 가까이 늘며 그만큼의 차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사우디 정부는 5,000억 달러(약 600조 원)을 투자해 신도시 ‘네옴(Neom)’도 조성 중인데, 이곳은 100% 신재생에너지 자원과 전기차만이 이용될 예정입니다. 이 흐름에 모빌리티 기업들의 움직임도 속속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인 아람코(aramco)와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수소전기차 ‘넥쏘’ 2대, 수소버스 ‘일렉시티 FCEV’ 2대를 수출했습니다. 최근 기아는 중동 마케팅 전문업체 NMC와 판매 위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고, 미국의 루시드 모터스그룹도 2024년까지 사우디에 전기차 제조 공장을 세울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대만 전자 회사 폭스콘은 BMW 인증 섀시 기반 전기차 제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협상 중입니다.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하려면 그만큼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지만, 현지 휘발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사우디 국민들도 친환경차에 호의적인 모습입니다. 

이역만리, 사막의 혈관 속에 신재생에너지가 흐를 날을 기다리며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설치한 송전탑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총 18개입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의 다수 국영 기업들과 오래도록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해오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에 ‘건설 한류’를 불러왔다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아주 높은데, 특히 현대건설이 제안한 송전탑(Steel Tower)은 사우디의 국가 표준으로 사용될 정도입니다. 회사 이미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동네 슈퍼마켓만 가도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반겨주는 현지인들을 곧잘 만날 수 있습니다. 

현대건설이 이곳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총 18개입니다. 이중 북부에서 중부까지 총연장 748km의 송전선로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국가 전체 전력 생산량을 120GW로 확대하기로 했는데, 해당 현장은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서 노후한 송배전망을 개선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수주한 ‘하일~알주프 380kV 송전선 건설 사업’은 약 3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Sakaka Photovoltaic Solar Project)와 연결될 예정입니다. 

2030년 즈음 여기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는 송전선을 타고 사우디 북부로 흐를 것입니다. 중동의 패권국가이자 원유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이곳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추진된다는 게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그만큼 사우디 정부가 환경과 자원 고갈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 추세로 볼 때 사우디의 친환경 정책은 2030년 이후에도 계속 진행될 것 같습니다. 수십 년간 사우디의 기간 사업 발전에 기여해온 현대건설 역시 관련 수주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코로나19로 미루어온 발주 역시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곳의 일상은 늘 모래먼지와 함께합니다. 한국의 미세먼지와는 결이 좀 다르지만 ‘사우디 비전 2030’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수많은 석유화학 플랜트가 줄어들면 바뀐 대기질이 어느 순간 피부로 와 닿지 않을까요?


글 | 신재훈 팀장, 현대건설 하일4~카심2 380kV 사업지원팀

편집 | 모터스라인 편집실

※해당 콘텐츠는 모터스라인 2022년 1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